경기도의 역사를 문화유산과
인물을 통해서 알아봅니다.
옛날, 지금의 용인 모현에 한 농부가 살았는데, 그 농부는 늘 양반을 부러워하며 일을 게을리하기 일쑤였다. 그러던 어느 날 대치고개를 넘으려는데 한 노인이 나무 그늘 아래에서 바둑판을 앞에 놓고 앉아 말을 걸어왔다. “자네 한가하거든 나와 바둑이나 한 수 두세. 만일 내가 지면 내 머리 위에 있는 정자관을 주려니와 자네가 진다면 술 한 잔만 받아 오게나!” 농부는 양반의 관을 쓸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 하고 내기 바둑을 두었고, 평소 바둑을 좋아했던 농부는 노인을 어렵지 않게 이겼다. 농부는 약속대로 정자관을 내 놓으라고 말했고, 노인은 순순히 관을 벗어 주었다. 농부가 관을 쓰자, 갑자기 몸에서 황소털이 돋아 나고 머리에 썼던 정자관은 쇠뿔이 되어 커다란 황소로 변하였다. 그러자 노인은 고삐를 씌우고 소로 변한 농부를 팔기위해 시장으로 끌고 갔다. 농부는 길 가는 사람을 보고 좀 구해달라고 아무리 소리쳐도 입에서는 소 울음 소리 밖에는 나오지 않았다. 영문도 모르고 지나가던 사람들은 웬 소가 저 모양으로 극성스럽게 우냐고 하였고, 그 소리가 어찌나 크게 들리든지 소 울음소리가 나는 곳을 우명(牛鳴)동 (지금의 모현읍 능원리 골프장 일대)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한편 소가 되어 장에 끌려온 농부는 어느 사람에게 팔렸다. 이때 노인이 소를 건네며, 소에게 절대로 무를 먹이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다. 무를 먹으면 그때부터 소를 부리지 못하게 된단 것이다. 소가 되어 팔려간 농부는 밤낮 고된 일에 시달리다 너무 힘들어서 '그냥 무나 먹고 죽어야겠다'라고 생각해서 밤에 몰래 무를 먹어치웠는데, 새벽이 되자 관이 벗겨지면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