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역사를 문화유산과
인물을 통해서 알아봅니다.
설악면 묵안리 뒷골과 종자리 사이에 400여년이나 된 노송이 한 그루 있는데, 그 모양이 여인이 머리를 풀고 있는 것처럼 생겨서 신령스럽게 보였다. 옛날 이 소나무가 있는 아래 마을에 농사를 짓는 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어느 해 여름 비가 몹시 내리날 저녁 남편은 뒷골 논으로 올라가 논물을 보다가 그만 호랑이에게 물려가고 말았다. 부인은 영문도 모르고 집에 있었는데 밤이 되도록 남편이 돌아오지 않아 뒷골 논으로 찾아가 보았으나, 남편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이상한 생각이 들어 종자리쪽으로 찾아 갔더니 그곳에 있는 소나무 밑에서 천년이나 묵은 듯한 호랑이가 남편을 잡아서 먹고 있었다. 이 광경을 발견한 부인은 너무나 놀라 자신도 모르게 호랑이 앞으로 달려들어 있는 힘을 다하여 밀어내며 쫓았고, 호랑이는 '어흥' 소리를 내며 어디론가 달아나 버렸다. 부인은 남편의 시신을 거두어 모아 정성껏 장례를 치르고 혼자서 농사를 짓게 되었는데, 그때부터 부인이 논물을 보러 가면 호랑이가 이미 논물을 보아주었고 밭에 나가 김을 매려 하면 호랑이가 이미 풀을 뽑아 주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마을 사람들은 이 호랑이가 그 부인이 남편을 찾기 위하여 무서움도 잊고 온힘을 다해 호랑이를 쫓아버린 정신에 감동받아 사죄하는 마음으로 논물이나 김을 매어준 것이라고 믿었으며, 호랑이가 “어 ~흥”하고 큰 소리로 호령을 했다 하여 ‘호령산 소나무’라 부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