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역사를 문화유산과
인물을 통해서 알아봅니다.
조선조 연산군 때에 청평으로 낙향한 잠곡 김육선생이 강변에 움막을 짓고 백성들과 같이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을 때였다. 어느 날 선생이 밭에 씨를 뿌리고 나서 점심을 먹으러 집 앞에 있는 연못가에 앉았는데 갑자기 물고기 한 마리가 튀어 올라왔다. 잠곡선생은 불쌍히 여겨 밥 한 숟가락을 떠서 사발에 물과 함께 넣어 물고기에게 주었다. 그러자 물고기는 밥 한 숟가락을 다 먹더니 다시 연못 속으로 헤엄쳐 들어갔다. 그날 이후 선생은 하루도 빠짐없이 그 연못가에서 물고기에게 밥 한 숟가락을 떠서 던졌고 그 물고기는 매일 나타나 밥을 다 먹고 유유히 사라지곤 했다. 그러기를 10년, 그 물고기가 커다랗게 자라 이제는 선생의 벗이 되어 선생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어느 날 잠곡선생이 집에서 만든 숯을 서울로 팔러 가는 길에 10년 동안 정들었던 물고기와 잠시 헤어진다는 섭섭함에 그 연못 앞에서 잠시 머뭇거리게 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소나기가 마구 퍼부은 뒤 해가 연못을 비추더니 무지개가 생기고 큰 물고기가 튀어 올라앉으며, 선생에게 말을 하였다. “선생님께서는 지금까지 저에게 호의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제가 이렇게 살아서 승천할 수 있게 되었지요. 오늘 마지막으로 선생님을 뵙고 하직인사를 드리고 그 동안 선생님이 베풀어주신 호의에 보답을 드리고자 합니다. 서울에 올라가는 즉시 왕께서 머물고 계시는 궁궐로 들어가 왕께 선생님의 소신을 말씀하십시오. 그러면 왕께서는 즉시 당신을 위해 큰 벼슬을 주고 선생님께서 갖고 계신 이상을 충분히 펼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실 겁니다.” 말을 마치자마자 물고기는 눈부신 광채를 비추면서 홀연히 하늘로 올라갔다. 서울에 도착한 선생은 물고기의 당부대로 곧바로 대궐에 들어가 임금을 뵙고 그의 생각을 밝혔다. 잠곡 선생의 의견을 다 듣고 난 임금은 크게 기뻐하며 즉시 그를 등용했다. 그 후 잠곡선생은 백성을 위해 교육, 화폐 개혁, 대동법실시 등의 경제발전을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하였다. 또 벼슬에 오른 뒤에도 그는 물고기의 지극한 보은에 감동하여 그 연못을 ‘천덕소(天德沼, 하늘의 덕이 있는 연못)’라 칭하고 가끔씩 청평에 내려와 물고기를 그리워했다고 한다.